남고괴담

지옥의 다큐멘터리 (2)

지옥의 다큐멘터리 (1)

16 황인준이 먼저 다큐멘터리에 출연하겠다고 말했다. 동네 주민들도 출연료로 얼마를 주든 방송 출연에 의미를 두라고 밀어붙이는 마당에 하겠다고 하면 순조롭게 이루어질 줄 알았다. 하지만 나머지 녀석들의 의사도 중요했다. 저번 학기와 이번 학기는 다르다. 걔들은 수능이 몇개월 남지 않은 상황에서 얼마 주지도 않는 다큐멘터리에 출연한다고 시간을 허비할 녀석들이...

김여주가 돌아왔다

8 서울의 여름은 이상하리만큼 춥다. 그 동네는 가게마다 에어컨이 없는데가 더 많아서 여름을 덥게 보내는 게 당연한 일이었는데. 서울에 오고 나서는 집 밖을 나갈 일도 없고 아무 가게나 들어가도 에어컨이 가동되고 있어서 땀 흘릴 일이 생기지 않았다. 김여주의 일과는 거의 방안에 틀어박혀 공부하거나 부친이 붙여둔 선생님과의 수업이었다. 집 안에 있는 게 답답...

낮의 뱀파이어, 서울, 가슴에 걸린 복숭아 씨앗

1 체육관 창고 문이 굳게 닫혔다. 김여주는 자신의 허벅지 밑에 땀이 차오르는 게 느껴졌다. 빼도 박도 못하게 됐다. 이제노와 무슨 일이 있었던 걸 증명하듯 두 사람을 감싸고 순환하는 공기는 묘했다. 쉬는 시간이 끝나는 종이 치자 김여주는 빠르게 와이셔츠 단추를 끼웠다. 주머니에 넣어둔 여분 휴지를 꺼내 이제노의 입 주변을 닦고 그걸 다시 반으로 접어 자신...

이 모든 일의 원흉은 김여주다.

샤워 다시 해야겠다. 이제노는 얼굴이 벌게져서 김여주를 쳐다보지도 않은 채 장소를 빠져나갔다. 누워있던 김여주는 상체만 바로 세우고 손등으로 목과 이마에 묻은 땀을 닦아냈다. 장난쳐서 화났나. 집에 들어가고 나서도 이제노가 쭉 김여주를 보려고도 하지 않았다. 뉴스를 보고 계시는 할머니에게 다가가 팔다리를 주물러 주면서 쭉 이제노를 쳐다보고 있었는데. 이제노...

이제노랑 인권유린상자에 갇힌 썰푼다.

바야흐로 이틀 전의 일이다. 사돈동맹으로 똘똘 뭉친 김여주와 나재민은 익명의 협박 쪽지를 보내기 시작했다. 침수 피해로 이제노의 집에서 지내는 김여주는 이제노의 모친에게, 나재민은 자기 부친에게 쪽지를 전달했다. 두 사람이 헤어지길 바라고 한 짓은 아니었다. 적어도 누군가 지켜보고 있다는 공포는 느꼈으면 했다. 두 사람의 목적대로 이제노의 모친은 마을 사람...

서로 상쇄되었기 때문에 알짜힘은 0이 된다.

다들 건강하시죠? 그대로 계속 건강하세요 가정 내 문제에 대한 묘사가 있습니다. 주말이 지나면 지필평가다. “도서관에서 물리 공부하고 집에 가서 독서 공부하면 딱 맞겠다.” “나재민 오늘 밤샐 거?” “생지 보는 날 새야지. 지구과학 외울 거 개많아.” 시험기간이라고 도서관에 고등학생 밖에 없다. 아침 일찍 나온다는 거 늦장 부려서 늦게 나왔더니 자리가 꽉...

당신이 밤마다 누굴 만나는 지, 난 다 알고 있습니다.

가정 내 문제에 대한 묘사가 있습니다. 나재민과 김여주가 주먹으로 교감하는 것을 본 뒤로 이동혁의 뇌가 강하게 반응했다. ‘너, 지금 빡쳤어.’ 왜? ‘관심 가는 김여주가 나재민과 함께 있으니까!!’ 둘은 아무것도 안 했는데? ‘정말 아무것도 안 했다고 생각해?’ 이동혁의 머릿속에서 자문자답이 오간다. ‘남녀가 단둘이 있는데... 이동혁 너도, 김여주 상대...

욕망의 소년들과 불륜 동맹

가정 내 문제에 대한 묘사가 있습니다. 읽기 전 유의해주세요. 아빠는 여주를 가르치는 선생님들이 어느 대학을 나왔는지. 어떤 집안에서 자랐는지. 애한테 어떤 사상을 가르칠 만 한 사람은 아닌지 가렸다. 그렇게 선생님들을 뒷조사하는 과정에서 여주가 다니는 학교의 국어 선생님과 눈이 맞은 모양이다. 제삼자에 의해 아빠의 바람이 들통나고 국어 선생님은 몇번이나 ...

범죄 없는 마을에서의 사랑과 전쟁

가정 내 문제에 대한 묘사가 있습니다. 읽기 전 유의해주세요. 김여주가 방앗간 앞을 지날 때마다 하는 짓이 있다. “......(빤히).” “.......” “......ㅎㅎ.” “; 뭘 꼬라.” “퉤.” ㅌㅌ. 그렇게 시작되는 이제노와 김여주의 살 떨리는 추격전.

이게 왜 이렇게 되지?

가정 내 문제에 대한 묘사가 있습니다. 읽기 전 유의해주세요. 인간은 위기에 대비하지만.. 사실 우리의 삶은 늘 위기에 놓여있고, 살아간다는 건 그 위기 속에서 춤을 추는 일이란다. 여주는 그 말에 걸맞게 춤을 췄을 뿐이다. “마을 홍보와 학교 홍보에 공헌하는 3학년 1반 27번 김여주 학생에게 모두 박수!” 교장 선생님이 여주를 극찬했다. 조회 시간이라고...